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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개인展

Pete Thorn의 시그니쳐 픽업 Suhr Thornbucker 쏜버커 리뷰

빅브로오 2020. 3. 1. 22:47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는 킴기타입니다.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 늘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얼마전 블로그 방문자 수가 1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별도의 수익을 가지기에는 너무나도 가진게 작은 저인지라 수익보다도 제 글을 보러 와주시는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이 더 앞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성의 있는 글로 찾아뵙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처음 들러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프로 기타리스트도 아니고, 아마추어 밴드에 속한 기타리스트도 아닙니다. 그저 예전 인연들과 합주를 하기도 하며 취미로 연주하는 일개 방구석 기타쟁이일 뿐입니다. 따라서 제가 쓰는 글에 담긴 내용은 정답도 아닐뿐더러 충분히 개인차를 느끼실 수 있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제 글을 읽어주실 때는 '아 이 사람은 이렇게 느꼈구나' 하고 이해해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오늘은 Suhr의 쏜버커 픽업 리뷰를 들고 여러분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재작년말 Suhr에 커스텀 기타 제작을 의뢰했었고 작년이 끝나기 직전 제 커스텀 기타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타에 들어간 픽업이 바로 이 Thornbucker입니다. 아무래도 이 기타를 받은 지 약 4달이 다 되어가고 이 기타와 함께 이것 저것 해본 것도 많기에 픽업을 파악하기엔 어느 정도 충분한 시간이 흐르지 않았나 싶어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이 픽업은 정확히는 Thornbucker+ 픽업입니다. 쏜버커 픽업을 베이스로 약간의 출력을 향상 시킨 모델입니다. 프런트와 리어 픽업은 약간의 출력차이가 있기 때문에 리어 픽업에 좀 더 출력이 센 픽업을 넣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 플러스 사양의 모델로 오더를 했습니다. 물론 노멀 사양의 모델도 있습니다. 출력의 차이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약간의 사나운 뉘앙스가 살짝 추가된 편으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저의 쏜버커 픽업에 대한 경험은 로스티드 메이플 넥, 로즈우드 핑거보드, 앨더 바디라는 목재와 함께 했음을 밝힙니다. 일반적으로 쏜버커 픽업은 마호가니 바디의 기타와 자주 페어링해서 쓰이고는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Suhr의 Pete Thorn 시그니쳐 모델이 마호가니 바디로 제작된 스탠다드 모델일 뿐더러, 쏜버커는 PAF를 본 따 만든 픽업이기 때문에 레스폴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60s 스타일의 텔리를 원했기 때문에 앨더바디와 페어링을 했습니다.

- Pete Thorn이 연주한 Thornbucker 모델 시연 영상 사실 주절주절한 설명이 필요없다. 이 영상만 보면 충분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쏜버커 픽업과 앨더바디의 조합은 정말 대만족입니다. 환상적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왜 마테우스 아사토와 같은 유명 기타리스트가 쏜버커 픽업을 스트랫의 브릿지 픽업으로 택했는지 알 것 같아요. 영어 표현 중에 Versatile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 표현과 딱 맞는 픽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팔방미인이라고나 할까요. 다방면으로 다재다능한 재주가 있는 픽업입니다.

 우선 가장 첫번째로 대만족하는 부분은 험버커 픽업임에도 싱글 픽업의 뉘앙스가 살아있다는 점입니다. 리어의 싱글 픽업은 꽁기꽁기하면서도 깨갱 거리는 감성이 있는데, 그 감성을 Thornbucker도 위화감 없이 재현해 내는 것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험버커 픽업 치고는 정말 대단하네...' 이런 느낌이었다면 픽업을 쪼개 스플릿을 할 때 내 뿜는 사운드는 정말 감탄사를 뱉어내게 합니다. 그냥 싱글 픽업입니다.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험버커인줄 절대 모를 소리라고 할까요. 

저는 기존에도 쪼갤 수 있는 험버커 픽업들을 몇가지 경험해 봤습니다. 가장 최근에 경험했던 픽업은 PRS의 58/15 픽업입니다. 이 픽업에도 스플릿 기능이 있어 이용을 했었는데요, 뭔가 소리가 얇아지는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만, 험버커 특유의 동글동글하고 코팅된 느낌은 여전히 남아있어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쏜버커는 다릅니다. 스플릿을 하면 그냥 싱글 픽업의 소리가 납니다. 이 말 외에 더 이상의 표현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쏜버커는 싱글 뉘앙스를 가장 잘 재현한 역대 최고의 험버커 모델입니다. 리어 스플릿을 한 채 약간의 오버드라이브를 걸고 Red Hot Chili Peppers의 Can't Stop을 연주했을 때의 그 느낌은 날것의 텔레캐스터 그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소리가 너무나도 원하는대로 나주어서 흡사 제가 Slane Castle 라이브 무대 위에 선 느낌이라 무척 기분좋게 연주했었습니다.

 두번째로 정말 게인을 예쁘게 받아먹습니다. 살짝 말린 비음이 섞인 자글자글한 느낌으로 받아주는데, 앨더바디와의 조합으로 이 느낌이 더욱 더 극대화 되어 정말 풍부한 소리가 납니다. 크런치 사운드에서는 70년대 디럭스 텔레캐스터 모델의 사운드가 생각이 나기도 하고 디스토션 사운드에서는 큰 마샬 앰프에 물린 50년대 PAF 레스폴의 사운드를 연상시킵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입자감이 살아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브릿팝 밴드의 사운드와도 무척이나 어울립니다. 근데 이 픽업이 더욱 더 매력적인 게 정말 가변적인 디스토션 사운드를 낼 수 있습니다. 그다지 고출력의 픽업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게인을 더 걸어주면 걸어주는 데로 이쁘게 다 받습니다. 그래서 00년대 초반의 메탈 사운드까지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습니다. 커버한다는게 그냥 가능하다는 것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의 게인에서도 입자감 있는 좋은 소리가 난다는 것입니다. 정말 노이즈가 터져나갈 정도로 무식하게 게인을 덮어 씌우지 않는 이상, 왠만해서는 뭉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6현의 모든 소리를 정말 밸런스 있게 잘 받아줍니다. 괜히 Suhr에서 Balanced라는 단어를 앞세워 픽업 광고를 하는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고의 세션맨인 Pete Thorn의 시그니쳐 픽업이니까요. 현간 음역대도 고를 뿐더러, 모든 음역대의 사운드를 충실하게 재현해 내는 것은 이 픽업이 가진 특출한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서도 전혀 오버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유튜브를 여행하다보면 국내외 다양한 세션 기타리스트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최근의 사운드의 트렌드는 싱글과 험버커의 경계를 허무는 그런 느낌이 자리잡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싱글은 옥구슬 굴러가는 클린톤과 신경질적인 게인 사운드, 험버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클린톤과 묵직한 게인 사운드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면 최근 트렌드는 싱글 같은 험버커가 주류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험버커 픽업도 출력을 앞세운 전쟁은 그만두고 다들 출력을 내린채 사운드 튜닝에 치중하는 모양새구요. 대표적인게 PRS입니다. PRS가 57/08 픽업을 필두로 최근에 출시한 픽업들은 대부분 저출력 픽업들입니다. 심지어 싱글과 험버커의 중간 모양인 내로우 픽업들을 내어놓기도 했죠. (덕분인지 PRS는 최근 네오 소울 장르를 앞세운 국내 젊은 세션 기타리스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 쏜버커 픽업은 단연 빛나는 픽업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프런트와 리어 모두 따뜻하지만 싱글의 뉘앙스가 살아있는 그런 소리를 충실하게 재연해주니까요. 그런데 단순히 중간지점에 서 있기만 하다면 많은 세션 기타리스트들을 사로잡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약간의 비음과 입자감이 어우러진 정말 매력적인 픽업입니다. 오직 하나의 기타, 하나의 픽업만 써야 한다면 저는 자신있게 이 픽업을 고를 것 같습니다.

자,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손재주는 없지만 늘 좋은 소리를 찾아 헤매는 약간의 아날로그적 취향의 방구석 기타쟁이입니다. 때문에 쓸데없는 장비 욕심은 많아 작지만 제법 흥미로운 장들을 갖고 있는데요, 시간이 나는 대로 여러 녀석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새 우리 사회가 전염병으로 어두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데, 다들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이 위기를 넘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